실종선원 가족들의 눈물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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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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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선원 가족들의 눈물
2010년 04월 30일 (금) 유승희기자 ysh8772@i-today.co.kr
“아 글쎄 ‘누이! 나 배 타러 나가요. 봄 되면 꼭 오쇼, 인천 구경 시켜드릴께’ 하더라구.”
“생전 안하던 짓을 하길래 ‘아버지 제사 때나 내려와, 하나뿐인 아들이 젯술 올려야 잖아’하구 쏴댔더니 맘이 짠해. ‘고추 모종하고 가볼란다’고 답했지.”
금양호 실종선원 정봉조(49)씨의 누이 은순씨는 생전의 마지막 통화를 회상했다.
“어메 근데, 이 몹쓸 놈이 죽어서 이 봄에 진짜로 인천으로 불러버리네”, “시신 못 찾아도 배 건져 유품 찾아 참한 큰 애기랑 영혼결혼식 올려줘야 혀, 찬 바다에서 얼마나 춥고 외롭겠어” 생전에 애틋하게 대해주지 못해 가슴이 무너져 내린 누이는 눈물을 훔쳤다.
천안함 수색작업에 나섰다 조업해역 복귀 중 충돌사고로 침몰한 98금양호 실종선원들과 천안함 전사자와 차이가 있다면 전사자들은 ‘군인’ 이었고 ‘근무 중’에 변을 당했으며 실종선원들은 ‘시민’이었고 ‘나랏일을 하다 조업 복귀중’에 사고를 당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대우는 너무나 다르다. 사회의 시선은 천안함에만 쏠려있고 정부는 예산을 검토해야 한다며 ‘선체 인양’마저도 주저할 만큼 태도가 미온적이다.
실종선원 가족들은 핏줄을 잃어서 울고 서러워서 운다. 한달가까이 진척된 사황이 없다.
사고 초기에는 정부인사들도 조문을 디녀가며 “모든 것을 돕겠다. 의사자 지정도 검토하겠다”하더니 응답이 없고, 인천지역 인사들과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천암함 분향소는 줄지어 가면서 가족대책위는 들러 보지도 않는다. 세종로 정부청사를 집단 방문했을 때는 이중삼중으로 에워싼 전경들을 뚫고 총리실 관계자와 면담해야 했다. 가족들은 정부가 원망스럽고 힘없는 처지에 절망을 느낀다고 한탄했다.
이들이 원하는 건 나랏일을 하다 선원들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공증 받는 의미로 ‘의사자로 예우’해주는 것과 유품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선체 인양’을 해주는 것이다. 선원 가족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거나 부당한 대접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죽음이 이대로 잊혀져 가면 우리 또한 그들을 소외 시키고 차별한 ‘사회와 정부의 실수’를 눈 감아 주는 동조자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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