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금양호 희생자 빈소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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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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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24시] 쓸쓸한 금양호 희생자 빈소
"숙식은 연안부두 근처 모텔과 식당에서 해결하고 있어요. 금양호 사무실에서 지정해준 곳인데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지 비용은 누가 대는지 모르겠어요. 직장도 내팽개치고 쫓아왔는데…."
금양호 실종선원 허석희 씨의 작은어머니 이연순 씨는 19일째 객지에서 모텔생활을 하고 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칠 대로 지친 이씨는 이제 울 힘도, 화를 낼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금양호 선원들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무대 뒤 인생들이었다. 살아서는 부모 손길 한 번 제대로 받아본 적 없다던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관심과 애정이란 건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금양98호 침몰 20일째. 선주는 사고가 발생하자 자취를 감췄다. 빈소는 찾는 이 없어 쓸쓸했다.
수색작업은 지지부진하고 국가적, 국민적 관심도 적다. 금양호 실종자가족들에게 해주는 경찰 브리핑은 이메일로 대체된 지 오래고 그나마도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이 전부다.
책임지는 이들도 없다. 선박회사, 해경, 인천시 등에 문의해 봤지만 누구 하나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 서로 책임을 미루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또 실종자 중 유일하게 시신이 발견된 고 김종평 씨의 안치비용, 실종자 가족의 인천 체류비용 등은 실종자 가족과 선박회사 사이에서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험한 바다로 뛰어든 그들. 천안함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는 것만큼 이들을 도우려다 희생된 금양호 선원들을 이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천 중구청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유가족에 대한) 숙식 제공은 선거법 위반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게 문제를 해결할 노력은 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 애초에 선거는 누굴 위한 것이었는지부터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사회부 = 이기창 기자 ratsgo@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