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호는 무관심에 운다 [한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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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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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호는 무관심에 운다
실종가족 14일째 눈물로 보내
“정부 지원약속 하나도 안지켜”
김영환 기자
15일과 16일 인천시 중구 연안동 주민자치센터 2층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천안함 인양 작업을 지켜본 98금양호 실종자 가족들은 승조원들이 모두 주검으로 발견되자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된 승조원들을 찾으러 나섰다가 소식이 끊긴 98금양호 선원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는 한 가닥 기대도 무너지는 것 같아 보였다.
98금양호 실종 선원 박연주(49)씨의 동생은 “천안함 함미 인양을 보면서 실종된 형님도 차가운 바닷속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며 “우리 형님도 빨리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실종된 선원 가족 30여명은 지난 2일 98금양호가 대청도 앞바다에서 천안함 승조원 실종자 수색에 동원됐다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이곳에 모여 14일째 실종된 선원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실종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는 소식뿐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된 98금양호에 대해서도 선체 인양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천안함에만 쏠려 있다. 포항, 여수, 강릉 등 전국에서 이곳으로 달려온 가족들에게 남은 것은 답답함과 서러움뿐이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장인 이원상(43·실종된 이용상 선원 동생)씨는 “형도 나라를 위해 일했는데, 가족들에게 지원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다른 실종자 가족도 “한국인 선원으로는 유일하게 주검으로 발견된 고 김종평씨의 빈소에도 김씨의 여자친구 이상임(55)씨 혼자서 남아 있다”며 “생사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박회사 쪽은 합동장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인천의 한 교회에서 1000만원을 기탁해오자 이들은 “우리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쓰자”고 결정하고 이 돈을 김종평(53)씨의 여자친구인 이씨에게 전달했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장 이씨는 “이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생활비와 사실혼 관계 확인을 위한 변호사 선임 등에 사용하라고 전액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근 수중탐색 전문업체를 선정한 해경은 준비 기간을 거쳐 다음주 중반께면 해저 80m에 침몰한 98금양호를 수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